"올림픽 양궁장 관중석서 벌어진 일... 그 체육협회 간부들의 행동, 낯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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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미흡한 선수 관리 체계를 질타하며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작심 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다른 체육협회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김우진(32·청주시청)이 3관왕에 오른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한 체육협회 임직원이 무매너 관람의 추태를 보였다는 제보가 나왔다.

6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겠지만 이름표 차고 왔으면 최소한의 기본예절은 지켜야 하지 않나"는 글이 올라왔다.

세금으로 올림픽 양궁 경기를 관람하러 간 협회 소속 회장, 부회장, 사무처장 등 임직원이 관중석에서 상대 팀을 자극하는 민폐 행동을 해 부끄러웠다는 게 고발의 취지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팀 코리아' 단체복을 입고 'OO체육회'라는 목걸이를 차고 단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사진이 게재됐다. 다만 이들은 아낌없는 후원과 공정한 선수 선발로 찬사를 받아온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글쓴이 A 씨는 "양궁 경기는 한국 선수를 볼 수 있고, 금메달 기회도 높다고 생각해 카테고리A 경기 티켓과 호스피탈리티가 포함된 패키지를 400유로(약 62만원) 정도 되는 금액으로 구매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가 열리는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흥이 깨졌다고.

 

A 씨는 "파리올림픽 관련 오픈채팅방에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한국 어르신들 목소리가 경기장 초입부터 들리기 시작했다"며 "팀 코리아 단복 같은 유니폼을 한껏 차려입고 온 어르신들이 카테고리A 좌석 제일 앞줄부터 서너줄을 꽉 채워서 앉아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들과 함께 8강전부터 4강, 준결승,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까지 함께 관람했다는 A 씨.

그는 "A석의 관중석은 선수들과 이야기가 가능할 정도로 가깝고, 양궁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니 샷을 하기 전에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은 어린이들도 알고, 프랑스 노숙자도 알고, 가르드노드 역에 있는 비둘기도 안다"고 비꼬았다.

그런데도 "이 할아버지들은 선수가 샷을 하기도 전에 '나인', '텐'을 외치고, 장내 아나운서가 점수를 알려주기도 전에 무당이라도 된 것처럼 점수를 말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8강전에서 이우석이 10점을 쏘고, 이탈리아 선수가 10점을 쏴야 동점이 되는 진지한 상황에서 이들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나인!! 나인 쏘면 우리가 올라간다 이 말이야!!"

이들의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무매너 행동에 A 씨는 "들고 있던 태극기를 내려놓고, 응원도 할 수 없었다"며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 아닌, 세계의 민폐 국가로 등극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 것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상대 국가 관중들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들은 가족들과 시끄럽게 통화하며 선수들의 경기 집중을 방해했다고 전했다. "나 김우석 보이는 뒤편에 앉았어!! 카메라에 잡혔어!! 보여?"

김우진과 튀르키예 선수가 맞붙은 8강 경기는 이들의 진상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A 씨는 "튀르키예 선수가 주어진 시간 안에 활을 쏘지 못하고 다급하게 화살을 쏘는 장면에서 어르신들께서 '워이~', '워!!' 이런 상대방을 자극하는 민폐 행동을 하더라"며 "같은 한국민이라는 사실이 쪽팔렸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결국 참다못한 튀르키예 여자 관중이 'Shut Up(입 닥쳐)'을 시전하며 꾸짖자, 어르신들은 꿀 먹은 벙어리들 마냥 조용히 있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들의 정체는 놀랍게도 체육 단체 소속 전국 지역자치단체 산하 회장, 부회장, 사무처장"이라며 국가의 지원을 받는 협회 관계자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과연 사비로 모든 비용을 지불했겠냐"고 의심하며 "나라 망신을 다 시키는데 무엇을 위한 경기 참관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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