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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출신의 레슬러 미하인 로페스(42)가 불혹을 넘어 올림픽 새 역사를 쓰며 화려한 은퇴 경기를 매조졌다.
로페스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 결승전에서 야스마니 아코스타(칠레)를 6-0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2년생 로페스는 이번 대회 전까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을 4개 목에 건 최강자로 평가받는다. 올림픽 레슬링 단일 종목 역사상 4연패는 로페스가 유일했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선 120㎏에서, 이어진 2개 대회에선 130㎏ 무대를 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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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페스는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한 커리어를 완성했다. 같은 날 영국 매체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종전 올림픽 단일 종목 최다 연패 기록은 칼 루이스(멀리뛰기) 마이클 펠프스(200m 혼영) 케이티 러데키(800m 자유형) 등이 기록한 4연패였다. 로페스 역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유일한 5연패 올림피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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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로페스는 2020 도쿄 대회를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다. 4연패에 성공한 뒤 은퇴할 것으로 보였는데, 다시 파리의 매트 위에 섰다. 도쿄 대회 뒤 어떤 공식전 기록도 없었지만,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16강에서 한국의 이승찬을 7-0으로 제압했다. 8강에선 랭킹 1위 아민 미르자자데(이란)를 3-1로 제압했다. 사바흐 샤리아티(아제르바이잔)마저 4-1로 제압했고, 결승에서 과거 대표팀 후배인 아코스타를 완벽히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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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스는 우승 뒤 매트에 입맞춤을 한 뒤 신발을 던지며 커리어의 마침표를 알렸다. 그는 경기 뒤 “조금 슬펐다. 내 인생의 일부를 남겨둔 것 같다. 매트 위에 꿈을 남겼지만, 모든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꿈을 남겼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인생에서 달성할 수 없는 목표는 없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