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어르신, TV... 연설서 한국식 표현 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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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폭염 속에 천막으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지내는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10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민 임시 숙소를 방문해 연설을 하며 북한에서는 거의 안 쓰는 남한식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월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수해 지역 방문과 연설이 기록 영상으로 제작돼 조선중앙텔레비죤(북한식 표기)을 통해 반복 방영되고 있다"면서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남한 말을 많이 사용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인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이라고 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한국식으로 ‘어르신’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죤도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나이든 사람을 말할 때 노인 또는 늙은이라는 표현을 주로 쓰고 높여 부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텔레비전은 ‘텔레비’라고 한다.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포스터에 담기기도 했다. ‘어르신’이라는 표현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도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병약자 대신 환자 또는 허약자, 험지 대신 어렵고 힘든 곳, 음료수 대신 물, 폄훼 대신 비방 또는 비하가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소식통을 인용해 "주민들에게는 평양말을 사용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한국말을 대놓고 쓰는데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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