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인 줄 알고 먹었다가, 전신 경련”… ‘인공호흡기’까지, 30대 남성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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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와 비슷하게 생긴 자리공(자리공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을 먹고 독성 물질에 중독돼 전신 경련을 일으킨 베트남 3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자딘 닷 베트남에 따르면 베트남 30대 남성 A(39)씨는 저녁으로 도라지를 먹은 뒤 구토‧오한‧전신 경련 증상을 보였다. 함께 밥을 먹던 가족은 놀라 즉시 A씨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한 A씨의 증상은 더 심해졌다. 그는 몸 전체가 차갑게 변했고 피를 토하며 숨쉬기 어려워했다. 랑선 지방 종합 병원 독극물 집중 치료 의료진은 “A씨가 먹은 것은 도라지가 아니라 ‘자리공’이었다”며 “자리공 뿌리를 도라지로 오해해 뿌리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 A씨는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도라지와 자리공은 땅 위로 나온 부분의 생김새는 확연히 다르지만, 줄기가 죽은 뒤 뿌리만 봤을 때는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자리공 뿌리는 도라지뿐만 아니라 인삼‧더덕과 유사하다. 자리공의 뿌리에는 ‘알파스피나스테롤(α-spinasterol)’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자리공 뿌리 섭취 후 30분에서 3시간 이내에 ▲복통‧설사가 유발하고 ▲열이 나거나 체온이 떨어지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 횟수가 증가한다. 심하면 중추신경이 마비돼 호흡이 어려워지며 혈압이 떨어져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특히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에는 자리공의 줄기가 죽어서 채취할 때 구분이 어렵다. 지난 2018년 농촌진흥청은 줄기가 죽는 늦가을부터는 자리공 뿌리를 캐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동아시아‧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자리공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분포한다. 국내에서도 자리공 뿌리를 도라지로 잘못 알고 먹었다가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 2명이 자리공 뿌리를 먹고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2017년 창녕에서도 자리공 뿌리를 먹은 60대 부부는 상태가 위독해 수술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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