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홍역 환자 18명 중 베트남 방문력 환자 13명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 중 베트남을 방문한 사례가 많아 방역당국이 해외여행 전 홍역 백신 접종 등 예방 조치를 당부했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미국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은 7일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 18명 중 13명이 베트남 방문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 홍역 환자는 지난해 총 49명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3월 6일까지 16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다. 이들 모두 해외여행 후 감염되었거나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례였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확진자 18명 중 13명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베트남을 방문한 홍역 환자 13명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홍역 백신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미접종 상태였다.
환자의 연령대는 생후 0세(3명)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이 중 4명은 홍역 백신 1차 접종 시기(12~15개월) 이전의 영아였다.

이들의 베트남 체류 기간은 최소 5일에서 최대 1.5개월이었으며, 귀국 후 발열, 기침, 콧물 등의 초기 증상을 보이다가 발진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확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보고된 홍역 환자는 약 33만명(2월11일 기준)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며, 우리나라 여행객이 자주 방문하는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수의 사례가 보고됐다.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2023년 한 해 동안 1만106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국가별로는
△ 필리핀이 4001명으로 가장 많았다.
△ 말레이시아(3753명)
△ 베트남(2105명)
△ 중국(1026명) 순이었다
국내에서 베트남 방문 후 홍역에 감염된 사례가 많은 것은 베트남이 한국인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병으로 해외에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홍역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여행 전 최소 2회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등 홍역 유행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경우 반드시 홍역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력이 불확실할 경우 백신 접종 후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백신 접종 이력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다.
2023년 1월부터 홍역을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귀국 시 발열과 발진 등 홍역 증상이 나타날 경우 입국장에서 검역관에게 건강 상태를 신고(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 제출)해야 한다.
만약 검역 과정에서 홍역이 의심될 경우 격리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며, 확진될 경우 정부에서 치료비를 지원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여행 전 홍역 백신(MMR) 2회 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면역 증거가 없는 경우) 최소 6주 전부터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여행 후 발열을 동반한 기침, 콧물, 결막염 또는 발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도 환자를 검사하고 관할 보건소에 신속히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방역당국은 홍역 예방을 위해
△ 출국 전 MMR 백신 2회 접종 여부 확인
△ 홍역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방문·격리
△ 개인위생 철저(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