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1억원을 넘어가며 '2억 간다'던 비트코인이 끝 모를 추락 중이다. 특히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등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되는 매도 부담 속에 5만5000달러(약 7587만원)선까지 하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8일 1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8% 빠진 5만5170달러4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 역시 같은 시각 5.55% 내린 2880달러27센트(약 121만4400원)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과 9월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8300만원대까지 회복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다시 7500만원선으로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지속되는 비트코인의 내림세의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마운트곡스'다. 파산했던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당시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을 반환하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일 고바야시 노부아키 마운트곡스 파산 관재인은 성명을 내고 지정된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일부 채권자에게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를 상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상환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상환이 안전하고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탁 관리인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회생 자격을 갖춘 채권자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2014년 당시 마운트곡스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다. 하지만 약 95만개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붕괴했다. 마운트곡스가 고객에게 지급할 예정인 비트코인 규모는 14만개에 달하며, 현재 기준 가격으로만 약 12조원 규모에 이른다.
마운트곡스 파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600달러(약 82만9000원)였다.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약 1만% 폭등한 가격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돌려받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난 4일 독일 정부 추정 지갑에서 비트코인 1300개가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체된 사실도 알려졌다. 이는 지난 1월 불법 영화 사이트 '무비2K'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이다. 통상 가상자산을 거래소로 옮기는 것은 잠재적 매도 신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앞서 미국 정부도 지난달 비트코인 2억4000만달러(약 3316억원)어치를 시장에 내놓았다. 각국 정부가 잇달아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며 시장에 대규모의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풀릴 것이라는 공포감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리처드 갤빈 디지털에셋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는 "단기적으로 마운트곡스발 오버행과 독일과 미국 정부의 매도세가 더 큰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으며, 암호화폐 트레이딩업체 QCP캐피털은 "마운트곡스 상환으로 인한 공급 관련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올해 3분기 비트코인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오버행 이슈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발목을 붙잡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준은 지난 달 1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더불어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기존의 3회에서 1회로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비트코인 투자자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즈 리서치 책임자는 "FOMC 회의 이후 2주 동안 암호화폐 ETF에서 12억 달러가 빠져나갔다"며 "금리 인하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