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큰 사고 날라" 저녁마다 인파로 몸살 앓는 성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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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직장인에 성수동 찾는 시민·관광객 뒤섞여…횡단보도에도 긴 줄

'핫플' 등극에 유동인구 급증했는데 역사 출입구는 4개 불과…"대책 시급"

"이쪽에 계시면 위험합니다. 인도 위로 올라가주세요."

11일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 앞에 시민 50여명이 줄지어 섰다.

성수역으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시민들이다. 3번 출구에는 올라가고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만 있고 계단은 없어서 성수역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로 몰리는 구조다.

3번 출구 앞에는 몇걸음 지나지 않아 도로와 횡단보도가 있는데 횡단보도에도 줄이 촘촘하게 이어졌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설치된 것도 아니어서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과 뒤엉키면 사고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라 안전관리요원들이 줄지어 선 시민들을 분주하게 인도 쪽으로 안내했다.

 

3번 출구는 성수동의 중심 상권인 연무장길과 연결돼 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시민들에 더해 저녁 시간대 성수동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인파까지 섞이면서 퇴근 무렵이면 혼잡도가 크게 증가한다.

이 때문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는 인파로 가득한 성수역 사진이 공유되며 자칫 대형 사고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는 퇴근 시간대에 이곳에서 인파를 관리하던 5명에 안전관리 요원과 지하철보안관 등 7명을 추가, 모두 12명을 배치했다. 성동구청은 2·3번 출구 앞에 안전요원을 2명씩 배치했다.

 

오후부터는 역장을 비롯한 역 관계자와 구청 직원 등이 3번 출구 앞에서 상황을 파악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경찰도 현장에 나와 교통 상황을 점검했다. 역사 내부 3번 출구 앞에는 '출구 협소로 혼잡하니 안전에 유의해 이동해달라'는 내용의 입간판이 세워졌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출퇴근길 성수역 인파 혼잡으로 구민 여러분은 물론 성수역 인근을 보행하시는 분들께서 큰 불편을 겪고 계신 데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날은 구청과 공사 등의 인파 관리로 성수역의 퇴근길 혼잡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기는 했으나 시민들은 시설 개선 등을 통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수역 인근에서 5년째 일한다는 홍장의(57)씨는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성수동의 분위기가 점점 바뀌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여기도 퇴근 시간마다 계속 혼잡해진 것 같다"며 "출입구와 엘리베이터를 늘리고 승강장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47)씨는 "물론 성수역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도움은 되겠지만 언제까지 여기에 계속 매여있는 것도 인력 낭비 아니겠느냐"며 "출입구 확충 등 시설 개선이 더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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