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허리케인 피해 중계 중 운전자 구한 기상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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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새벽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의 침수 피해 현장에서 생중계를 진행하던 미국 폭스뉴스 소속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이 침수 차량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했다. 폭스뉴스 유튜브 캡처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상황을 보도하던 기상캐스터가 침수 차량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한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폭스뉴스 소속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은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의 침수 피해 현장에서 생중계를 진행했다.
당시 화면을 보면, 딜런의 뒤편으로는 창문 중간까지 물에 잠긴 흰색 승용차가 있었다.
차 안에서는 구조를 요청하는 한 여성의 비명이 쉬지 않고 들려왔다.
딜런은 생방송 중임에도 “구조대가 오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라”며 여러 차례 여성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등 상황이 위급해지자 딜런은 방송 진행을 중단했다.
그는 “실제 상황이다. 저 여성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살펴본 뒤에 돌아오겠다”며 귀에 꽂고 있던 인이어 이어폰을 빼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딜런은 차에서 여성을 구출한 뒤 자신의 등에 업고 물살을 헤치며 걸어 나왔다.
이 장면은 방송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중계됐다.
구조 이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딜런은 “차 안에 있던 여성은 거의 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면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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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딜런이 구한 여성은 애틀랜타 교외에 있는 빵집에서 일을 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이 여성은 도로 상황을 미처 알지 못하고 운전하다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
딜런은 구조 직후 여성이 물에 젖어 추위에 떨자 자신의 셔츠까지 벗어줬다고 한다.
한편 지난 9월 26일 시속 225㎞의 속도로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허리케인 헐린은 조지아주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등을 차례로 강타했다.
헐린으로 인한 사망자는 9월 29일 기준 최소 59명으로 집계됐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미국 내 재산 피해가 150억~260억 달러(약 19조 6000억~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