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서 자전거를 훔친 뒤 이를 중고 거래 플랫폼에 판매하려던 남성이 범행 1시간 30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직접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로 가장해 만남을 유도하면서 남성은 비교적 빠르게 검거될 수 있었다.
1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천논현경찰서 논현지구대에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신고가 들어온 아파트 단지 자전거 주차장의 방범 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여기엔 남성 A씨의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자전거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다 바퀴에 자물쇠가 걸린 자전거를 통째로 들고 사라졌다.
범행이 발각된 건 A씨가 얼마 지나지 않아 “쿨거래 원한다”며 훔친 자전거를 판매하는 글을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리면서다. 신고자가 먼저 이 같은 글을 발견했고,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중고 거래 글에 구매자인 척 A씨를 유도했다. A씨에게 구매 의사를 표현하며 만남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경찰은 약속한 거래 시간에 맞춰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에서 잠복했고, A씨는 바로 체포됐다. 경찰청이 공식 유튜브에 올린 ‘문이 열리네요, 경찰이 들어오죠~ 첫눈에 난 끝났단 걸 알았죠’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A씨가 1층에서 경찰을 맞닥뜨린 뒤 당황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A씨는 처음엔 자전거를 훔친 사실을 부인하다가, 경찰의 지속적인 추궁 끝에 범행을 시인했다.
신고자와 경찰의 합동 작전으로 신고가 들어온 지 단 1시간 30분만에 범인을 검거하게 된 것이다. 논현지구대 관계자는 “마침 피해자로부터 중고 거래 사이트에 비슷한 자전거가 올라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구매하는 상황을 가장해서 거래를 유도한 뒤, A씨가 눈치채면 잠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거지 1층에서 잠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례와 비슷한 범행 수법은 지난 3월에도 있었다. 10대 2명이 대구 동구의 한 인도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 2대를 훔쳐 중고 거래 플랫폼에 매물로 올린 사건인데, 당시에도 경찰은 판매 글을 발견하곤 구매자를 가장해 이들을 체포했다.
체포된 10대들은 지난 4월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회수된 자전거 2대는 모두 주인들에게 인계된 것으로 파악됐다.